2014.7.8 [자전거 전국일주] 8일차 부산
2014.7.8
어제 난방콘솔대신 핸드폰을 꽂아놔서 그런지
추워서 잠이 깼습니다
모포가 굉장히 애매합니다
길이는 괜찮은데 폭이 많이 좁습니다
창밖을 보니 아직 바다 위네요
현재시간 6시...
객실밖으로 나가 볼까요
새벽공기 + 바닷바람의 시너지로
꽤나 춥습니다..
하지만 경치는 좋네요
물밖에 없지만
도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4년전에 부산 - 용인은
기차타고 왔었기 때문에
느낌이 새롭습니다
오늘은 도시 간 이동은 없습니다
빨리 숙소부터 잡고
좀 씻고싶네요
현재시간 7시
4년만에 봐서 그런가
되게 반갑고 그렇습니다
4년전에 텐트치고 잤던 장소입니다
저 세그루의 나무 사이에다
텐트치고 잤었죠..
4년전에도 고생해놓고 왜 또 이짓을 하는지
4년전에 비해 날씨가 좀 구리지만
여기도 그대로 잘 있네요
4년전엔 이렇게 쨍 했었습니다
기차타고 부산역으로 와서
여행을 출발하려던 찰나여서
특히 더 이뻐보이기도 했고요 ㅎ
생각해보니
4년전에도 못씻은 상태로 여길 지나갔었네요
광안리쪽으로 가서 숙소를 잡을까 합니다
밥부터 먹고 갑시다
부산항에서 부산역으로 이동하면서
큰길 하나 건너자마자 나온 국밥집에서
돼지국밥을 사먹고 갑니다
4년전에 해운대쪽에서 먹었던 돼지국밥은
뽀얀국물에 돼지고기가 엄청 많이 들어있어서
지금도 그 국밥 참 맛있었다고 기억하는데
여긴 프랜차이즈라 그런지 그냥 그렇습니다
4년만에 와보는 부산역입니다
자꾸 4년전 얘기를 하게 되네요
잊고 산줄 알았는데
이 장소에 오니 4년전 일들이 다 기억이나서
신기해서 그런가 봅니다
4년전엔 부산역 광장에서 햇반까먹다가
밥풀을 하나 흘렸는데 비둘기가 막 달려들어서
햇반을 버리고 도망갔었습니다
오늘은 비둘기는 안보이네요
열심히 페달을 밟아서
광안리에 도착했습니다
오면서도 왠지 익숙한 느낌에
지도한번 안보고 달렸습니다
역시 날씨가 조금 구립니다
또 4년전 사진 올리긴 눈치보이니까
광안대교는 그냥 넘어갑시다
모텔을 찾아 돌아다니다
광안리해변에서 길 하나 뒤에 있는
모텔로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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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원이랍니다..
혹시 부산사람이 가도 8만원 받습니까?
2011년에 부산으로 전국대회 뛰러왔을때
부산터미널에서 4명씩 쪼개서
모텔까지 택시를 탔었습니다
경상도말 쓰는 조는 2만원받고
서울말쓰는 저희 조는 3만원 받았던거 보면
그저 서울사람은 봉인가 봅니다
현금가진게 없어서 카드로 긁으려는데
카드도 안받는답니다
비싸긴 하지만 어쩌겠습니다
빨리 씻고싶은데
12시부터 체크인된다는걸
우기고 우겨서 10시에 들어갔습니다
오늘은 달리지 않아도 된다는게
너무 편하고 기쁘고 좋습니다
어제 제주항에서 전화했던
친구한테 전화해서 제 위치를 알려줬습니다
양산사는 친군데 양산에 줄서서먹는 보쌈이 있다고
보쌈을 사서 오겠다고 합니다
한시간 쯤 걸릴것 같다고 하니
그 사이에 샤워랑 빨래를 마치고 기다리도록 하죠
(사진이랑 짤방 안쓰고 제일 길게 쓴거 같습니다? ㅋ)
이 친구는 군대 후임이었던 김주혁 입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운전병이었습니다
전 잘 기억 안나는데 처음 대대로 전입와서
통신병들 텃세에 당하고 있을 때
제가 주혁이 편을 들면서 지랄을 했다고 합니다
그 일을 계기로 아직까지 연락하고 지내는 것 같습니다
다른 특기할만한 사항으로는
군모 61호를 쓴다는 점이 있겠죠
[김]
주혁이가 사온 보쌈으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낮부터 이렇게 늘어져 있으니 너무 좋네요
또 다른 군대후임은 있다가 저녁에 오기로 했습니다
밥먹고 TV를 보는데 주혁이가
"행님 부산까지 왔는데 뭐 구경하러 안갈래요?"
하더니 부산 구경을 시켜줍니다
양산사람이
차를 타고 이동하다보니
센텀시티가 보입니다
4년전엔 이 길을 자전거로 이동했었죠
울산으로 이동 했었습니다
건물이 되게 플레이스테이션 처럼 생겼습니다
이렇게 안생긴 건물이 어딨겠냐마는...
한강변에 아파트들은 똥물 좀 보인다고
리버뷰 리버뷰 하면서 땅값을 올리는데
여기는 오션뷰 입니다
너무 부럽습니다
여기는 센텀시티 바로 옆에있는
동백섬 입니다
2014년 5월 3일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오셔서
저거 쓰고가신 이쁘니님, 상크미님
닉네임으로 보아하니 여자 두분이시겠군요
저희는 남자 두명입니다
그래서 벽에다 저런거 안썼습니다
여자 둘이서 하면 그래도 그림이 나오는데
남자 둘이서 저러고 있으면 좀.....
...징그럽겠죠...
왠지 이걸 찍지 않으면
동백섬에 왔다고 할 수 없을것 같아서
찍어봤습니다
노리고 만든 포토존 아닐까요?
제주도와는 또 다른 느낌의
바위 해변입니다
동백섬을 통과하자
해운대가 나왔습니다
해운대 해변은 처음 밟아봅니다
여기가 매년 휴가철에
사람 바글바글한 뉴스 나오는 거깁니다
지금은 한산한거 보니 비수기인거 같은데
모텔비는 8만원을 쳐 받네요
사진으로 보니
종아리가 좀 이상하게 커졌네요
청바지 입으면 멋없는 하체 넘버원입니다
하지만
제 다리는 성능으로 앞섭니다
바다에 발 담그고 놀다가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태풍 경로도 확인 할 겸
핸드폰을 보는데
오우....
어제 못나왔으면
큰일날 뻔 했습니다
어제 최단거리로 오느라
산 넘으면서 너무 힘들었는데
오늘은 여유로운게 참 좋습니다
오랜만에 사람도 만나고요
주혁이랑 TV보면서 낄낄대고
웃다보니 어느새 저녁이 됐습니다
또 다른 군대후임한테 전화했더니
택시타고 광안리로 오네요
뭔가 되게 네이티브 부산인 같으면서
든든합니다
(네이티브 맞습니다)
이 친구도 군대후임이었던 김수용 입니다
저는 운전병이고 이친구는 소총수였지만
같은 막사에서 생활하느라 같이 놀 일이 많아서
정이 깊이 들었나봅니다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는
군모 62호를 쓴다는 점이 있겠죠
[[김]]
오늘의 횟값을 내줬습니다
군모 61호 쓰는 주혁입니다
오늘의 술값을 내줬습니다
주혁이랑 수용이는 많이 부대낄 일이 없어서
처음봤을때 좀 어색했지만
"어? 군대.....??"
하더니 금새 친해졌습니다
회가 나왔습니다
1층 어시장에서 물고기 딱딱 고르면
아지매가 2층 어디 가있으라고 한뒤
회를 촵촵촵 떠서 가져다 줍니다
저는 술을 잘 못해서
사진에 보이는 맥주한잔 소주한잔 마시고
더 이상 안마셨습니다
......
두시간동안 둘이서 술을 저렇게 먹네요
수용이는 술을 잘먹으니 걱정이 없는데
주혁이는 이미 시뻘겋습니다
결국
주혁이가 떡실신을 했습니다
그래도 주혁이가 떡실신한 와중에도
카드를 착 꺼내더니 샥 긁었습니다
떡실신 주혁이를 부축해서
숙소로 돌아갑니다
그 전에
부산에서 밤을 맞이한다면
여길 반드시 들러야 하죠
조명빨 광안대교 입니다
4년전엔 낮에 지나가느라 못봤습니다
이쁘네요
물에 비친 불빛이
파도에 맞춰 흔들리는게
많이 이쁩니다
주혁이를 숙소에 눕히고
저도 누워서 핸드폰을 보고있었습니다
그런데
주혁이가 갑자기 저랑 유도를 하잡니다
어처구니가 없네요 ㅋㅋ
시끄럽다고 그냥 빨리 자라고 말을 해도
군대때부터 행님이랑 유도한번 해보고 싶었다며
말을 안듣습니다
허허허
이 새기가...
결국 2분 타이머 맞춰놓고
서브미션으로 상대 해줬습니다
타이머가 울리고
전 땀도 흘렸으니 씻고 왔죠
그런데 아직도 안자는 주혁이가
"저 그래도 좀 쎄지 않아여?"
"저 그래도 좀 쎄지 않아여?"
"저 그래도 좀 쎄지 않아여?"
"저 그래도 좀 쎄지 않아여?"
"저 그래도 좀 쎄지 않아여?"
"저 그래도 좀 쎄지 않아여?"
"저 그래도 좀 쎄지 않아여?"
잠들때 까지 저럽디다...ㅠ
안녕히 주무세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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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거리
약 11km
이동시간
약 1시간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