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7.5 [자전거 전국일주] 5일차 영광~목포
다 쓰고보니 이번화는
찌질도가 좀 높습니다
2014.7.5
영광
오늘도 역시 7시쯤 눈이 떠졌습니다
배터리 걱정 없이 핸드폰을 가지고 놀며
오늘의 코스를 탐색합니다
23번국도에서 1번국도로 갈아타면
목포가 나오나 봅니다
좀 더 밍기적 대다가
어제 사놓은 컵라면을 먹어치우고
샤워하고 나와서 타이즈로 갈아입습니다
어제 선풍기바람 맞혀놨더니
뽀송뽀송하게 말랐습니다
현재시간 11시
오늘은 빨리 가도 목포
늦어도 목포
무조건 목포에서 잡니다
갑시다
영광을 벗어나
23번 국도에 올랐습니다
기분탓인지 뭔가 시골냄새가 많이 납니다
딱히 자전거 도로가 아닌데도
차가 얼마 없어서 혼자 달릴 수 있었습니다
혼자 달리다보면 생각할 시간이 많아집니다
어제 만난 허리아픈 그 분은
목포까지 무사히 오고 계실까요..
여행하면서 쓸쓸함을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혼자 다니면
여행일정이나 코스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매우 자유롭습니다
하지만
처음엔 혼자서 유유자적
나들이 떠나는기분이 좋았는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외로워집니다
자신과의 대화를 하게된다는게
이런 느낌일까 싶습니다
(실제로 이 시점에 상태가 좀 이상했습니다)
상태가 안좋아도
방향은 정해졌으니
달리는 수 밖에 없겠죠
상해임시정부청사가
근처에 있나봅니다
상하이에 있어야되는거 아닙니까 이거?
이름엔 상하이가 써있는데
왜 전라도에 있는지..
왠지 모를 짭 냄새에
들리지 않고 지나갑니다
호떡이 땡깁니다
(상태가 안좋습니다)
나비모양이 슬슬 나오는거 보니
함평이 가까워졌나 봅니다
혼자서 뭘 자꾸 중얼중얼 거렸는지
지금은 기억이 안나지만
혼잣말이 좀 많아졌습니다
오늘은 입도 바쁘고
발도 바쁘고
정신 없습니다
함평에 도착했습니다
함평은 나비축제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사전 정보가 전혀 없었기때문에
함평 특산물이 무당벌렌줄 알았습니다
점심때가 됐는데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마음이 들쭉날쭉한 탓일까요
밥 대신
갖고있던 초코바를 다 먹고
새로 3개를 사서 쟁여놓습니다
역시 사전정보가 없어서 몰랐는데
영암이 전라도였습니다
영암에는 영암써킷이 있죠
기회가 된다면 가보고 싶습니다
일단 목표는 목포입니다
10분쯤 더 달리니
1번국도를 알리며
이정표에 처음으로
목포가 등장합니다
처지는 기분에
잠시나마 활력을 얻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지금 속도야 어찌됐든
집 떠나서 꽤나 멀리 나와있고
지도로만 보던 지역이
눈앞에 있습니다
흔들리는 마음을 다시 한번 다잡고
발길을 재촉합니다
의욕이 많이 떨어져서 그런지
사진을 얼마 안찍으면서 다녔습니다
찍어봐야 아스팔트
일로 갈까요?
절로 갈까요?
ㅋ
목포가 코앞인데
상태는 점점 이상해집니다
제가 자전거만 타고
괌에 도착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상태가 안좋습니다)
지금 글로 쓰니까 되게 재미없는데
저 당시에는
혼자서
"ㅋㅋㅋㅋ 괌이닼ㅋㅋ 괌 ㅋㅋㅋㅋ"
하면서 배를 붙잡고 처웃었습니다
확실히 상태가 안좋았나 봅니다
(일로 갈까요 절로 갈까요도 엄청 웃음)
헛소리에 헛소리를 거듭하며
드디어 목포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여행의 목표를 막연하게
전국 한바퀴로 잡아놔서 그런지
목포만 왔는데도 뭔가 이룬것 같고
여기서 여행을 마칠까 하는 고민도 좀 했습니다
마침 터미널이기도 하고 말이죠
지금 집에가면 얼마나 편할까요...
다행히 여행을 멈추지 않고
계속 전진했습니다
항구 , 터미널 , 역
그랜드슬램입니다
비슷한 사례로는
을사오적, 정미칠적, 경술국적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이완용이가 있습니다
(이것도 저 당시에 한 생각입니다)
목포역에서 다시한번
여행포기 찬스 위기가 찾아옵니다
기차타면 버스보다 더 빠르지 않을까 생각하며
한참 고민했습니다
기왕 여기까지 온거
원래 계획대로
제주도도 찍어보자는 생각에
여행을 계속하게 됐습니다
국도 1,2호선 기점 기념비입니다
용인에서 천안갈때
처음 탔던게 1번국도였는데
왠지 모르게 감동적입니다
스타워즈 3이랑 4랑
연결되는 기분이랄까요
기념비 뒤로는
구 일본영사관이 보입니다
구 일본영사관인걸 모르고 봤을때에도
저 건물은 엄청 일제시대 건물같이 생겼다..
하고있었는데
일제시대 건물이 맞았습니다
조선총독부 건물은 대폭파 했지만
이건 어쩌다 대한민국 사적으로 등록 됐을까요
뭔가 의미가 있는 건물인걸까요..?
안그래도 마음 복잡한데
진지한척 했더니
마음이 더 복잡해집니다
가파른 언덕을 하나 넘어서
조금 더 달리자
드디어
목포항이 나왔습니다
제주가는 배는 어디서타나 볼라고
두리번두리번 거리다가
영업나오신 모텔사장님께
픽업당했습니다
모텔비가 2만원 !!
픽업당한김에 여쭤보니
제주행 배편은
국제터미널에서 타야된다고 하십니다
바로 옆에 있네요
항구 위치를 확인한 뒤
모텔로 향합니다
짐을 풀어놓고
제주행 배편을 예매하러 갑니다
9시 발
씨스타 크루즈를 타면 됩니다
근데
오늘은 이미 판매가 끝났군요..
직원분께 여쭤보니
배표 많이 남아서
내일 사도 충분 하다고 하십니다
표 못사면 남해안도
자전거로 달리는거죠 뭐
배표는 내일 사기로 하고
아까 눈여겨 봐둔
영암서킷을 가볼까 합니다
왕복 36km.......
딱히 제가 가지 않아도
영암써킷은 멋있을겁니다
컵라면이나 사러 갑시다
오늘은 모텔비가 상당히 싸니까
맥스봉도 사먹을겁니다
빠나나우유도요
모텔로 돌아와서
빨래,샤워,식사,충전을 마치고
내일 배편에 늦지않도록
알람 5개 맞춰놓고
잠이 듭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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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거리
약 68km
이동시간
약 6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