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이기 편은 보고 오셨죠?

이렇게 당기면 토크가 발생하기 때문에, 상대는 토크를 없애기 위해서 어떻게 한다고 했죠?

이렇게 -방향 토크를 걸면서 버틸 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설명을 위해서 당기는 대로 순순히 따라오는 상대를 가정해 봅시다.

이렇게 당기면?

이렇게 한발 나오면서 기저면을 넓히며 토크를 없앱니다.
이번엔 상대를 박스라고 생각해 봅시다.

박스를 기울여서 넘어트리고 싶은데

박스가 금방 바로 서버립니다.
분명히 기울어지긴 하는데, 금방 바로 서버립니다.
이대로 계속 당기면서 끌고 가면, 아주 짧은 텀으로 기울어졌다 바로 섰다 기울어졌다 바로 섰다를 반복하며 끌려옵니다. (뚜벅뚜벅 걸어올 테니까)
불안정-안정이 반복되긴 하는데, 텀이 매우 짧다.
말하자면...

이런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퀴가 달려있어서 박스가 선채로 돌돌돌돌돌 끌려오는 거랑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기울어지지가 않아요.
이게 다 발이 자유롭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발이 나오려는 타이밍에 발 앞에 뭔가 장애물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까는 발끝을 회전축으로 하는 토크가 있었는데, 이번엔 장애물이 닿은 지점이 회전축이 되는 토크로 바뀌었습니다. +방향 토크가 유지되는 중이죠.
왜냐면, 한발 나와서 기저면을 만들어야 토크가 없어지는데 그걸 방해받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저 장애물이 사람이라면?

이겁니다. 이게 지읏기에요.
기울이기에서 발생시킨 토크를 유지시키는 것.
그런데 토크는 기저면을 만들면 없어진다고 했죠?
즉, 바꿔 말하자면 지읏기 = 기저면 방해하기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기저면 만드는 걸 방해해서 유지된 토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부터 지레 이야기를 해봅시다.
지레의 종류
아마도 많은 분들이 "지레"라고 하면 지레 겁을 먹을 시소처럼 중간에 축이 있는 걸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지레라는 게 세 종류나 있다는 거 들어보셨습니까?
저는 운동역학 공부할 당시에 처음 들어봤습니다.

다들 이거 떠올리고 계시죠? 이게 1종 지레입니다.
노란 화살표가 힘점(힘), 파란 삼각형이 받침점(축), 빨간 사각형이 작용점(저항)입니다.
1종은 스틱차를 몰 수 있습니다 힘주는 방향과 작용방향이 반대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주로 힘을 덜 들이는 쪽으로 사용되는 지레입니다만, 사용법에 따라서는 힘을 더들이고 작용점을 많이 움직이게 쓸 수도 있습니다.

2종은 작용점이 가운데에 위치합니다. 오토만 몰 수 있죠.
힘 방향과 작용방향이 같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힘에서 이득보고 거리에서 손해 보는 지레입니다.

3종지레는 힘점이 가운데에 위치합니다.
그리고 힘에서 손해 보고 거리에서 이득을 봅니다.
쓸데없이 지레 3종을 다 소개했지만, 우리는 유도 이야기를 하고 있었죠?
힘을 덜 들이는 방법이 유도에서 추구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3종지레는 제외합시다. 힘에서 손해니까요.
여기서는 1종과 2종에서 힘이 덜 드는 원리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사실 메치기를 1종으로 봐야 할지 2종으로 봐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뭉뚱그려 설명하겠단 소립니다)
결국 토크이야기
기울이기 편에서 살짝 언급만 하고 넘어갔지만, 토크 양을 구하는 공식이 있습니다.
T = f * d
토크 = 편심력 * 모멘트 암입니다.
여기서 편심력은 회전축에서 벗어난 곳에 걸리는 힘이고, 모멘트 암은 회전축과 편심력 걸리는 지점까지의 거리입니다.

빨간 점이 편심력, 파란 점이 회전축입니다.
그럼, 위 그림에서 모멘트암은 어디일까요?

회전축과 편심력 사이를 잇는 봉의 길이일까요?
아닙니다.

이게 모멘트 암입니다. 편심력 방향에 수직으로 교차합니다.
편심력이 있고 모멘트 암이 있으니까 토크가 생기겠죠?

그 토크로 인해서 오른쪽으로 기울게 될 겁니다.
그런데 만약, 저 빨간 상자가 회전축 위에 올라가 있다면?

일단 회전축에서 벗어난 지점에 걸리는 힘이 아니니 편심력이 아니고, 편심력이 없으니까 모멘트 암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토크는 0이죠. 좌우 어디로도 기울지 않을 겁니다.
편심력 * 모멘트 암의 또 다른 예를 들어보죠.
나무꾼이 나무 벨 때, 처음엔 천천히 넘어가다가 기울어질수록 빨리 넘어가죠? 그게 왜 그럴까요?

기울어질수록 모멘트 암이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림은 발로 그렸습니다) 오른쪽앞발
모멘트 암이 길어지니까 토크가 커지는 거죠.
같은 힘이지만 모멘트 암을 길게 쓰면 토크가 더 세진다는 걸 머릿속에 넣어둡시다.
원래는 이쯤에서 시소 타는 30키로 삼식이랑 50키로 오철이를 등장시키려 했는데요, 마침 좋은 영상을 찾았습니다.
말도 안 되죠?
그런데 이게 말이 되는 겁니다.

몇 키론진 모르겠지만 대강 왼쪽에 6장 꽂혀있으니까 60키로라고 치고요, 오른쪽은 한 장이니까 10키로라고 칩시다.

격자 한 칸에 10센치라고 치고요.
그러면 왼쪽은 토크가 몇입니까?
60kg * 30cm
1800이네요? (단위를 뭐라고 하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기억이 났으면 한국에서 체육선생 하고 있었을 텐데
자, 그럼 오른쪽은 토크가 몇이죠?
10kg * 180cm
1800이네요?
양쪽토크가 같기 때문에, 저렇게 말도 안 돼 보이는 균형이 잡힙니다.
눈치채셨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지레가 힘을 덜 들이는 게 바로 이 원립니다. 작용점 쪽 모멘트암(작용팔이라고 합니다)보다 힘점 쪽 모멘트암(힘 팔 이라고 합니다)이 길어야 돼요.
힘만 놓고 보면 60키로에 10키로가 어떻게 비비겠습니까.
그런데 모멘트암을 길게 쓰니까 10키로가 60키로랑 맞다이를 까고 있습니다.
약한 힘으로도 모멘트 암이 길어지면 토크는 강해진다 이것 역시 머릿속에 넣어둡시다.
이제 다시 마네킹으로 가볼까요?
그래서 지읏기를 어떻게 하라고?

자, 다시 이 상황으로 돌아왔습니다.
보통 여기서 많이들 하는 실수가 있죠.
이놈을 바닥에 꽂아버리겠다는 뜨거운 의지를 불태운 나머지

이렇게 아래로 잡아당기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됩니까?

상대를 바닥에 꽂고 싶었는데, 애써 기울이기부터 만들어서 끌고 온 토크만 바닥에 꽂아버리고 말았습니다.
도장에서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앞으로 당겨라"

아래로 당기는 상황입니다. 보시다시피 모멘트 암이 짧네요.
그럼 앞으로 당기면 어떨까요?

모멘트 암을 길게 쓸 수 있습니다. 대강 보기에도 3배 정도 기네요.
더 쉽게 비유하자면...

꽉 잠긴 너트에 스패너를 걸었습니다. 이걸 풀고 싶어요.
그런데 이걸...

이렇게 당기는 분 계세요? 없죠?

이렇게 당겨야죠. 모멘트 암을 길게 쓰고 자시고간에 우리는 본능적으로 답을 알고 있잖아요.
인체는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으니까요.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마 앞으로 당기는 건 팔로만 당기는데, 아래로 끌어내리는 건 체중을 실을 수 있어서 더 편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사람을 이렇게 들어 올려서 던지는 게 아니죠?


허리를 굽히면서 호를 그리게 됩니다.
팔 뿐 아니라 복근도 상대를 당기는데 쓰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당기면서 이득을 보게 되는 점이 또 하나 있습니다.


중력 방향의 모멘트암이 길어져서 바닥을 향하는 토크가 강해집니다.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떨어트리는 일만 남은 겁니다.
하지만, 그건 걸기 편에서 계속하기로 하죠 ㅋㅋ
지읏기의 역할은 여기까지니까요.
지읏기편을 마치며
이미 주기술이 정착되어서 재밌게 하고 계신 분들은 굳이 교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분명히 자기 몸에 맞는 지읏기 포인트를 찾으신걸 테니까요.
하지만, 연습 중인데 잘 안된다, 당긴다고 당기는데 내가 끌려간다 등등..
뭔가 개선하고 싶으신 초보자분들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꼭 한번 츄라이 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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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들어가는 메치기 3요소 시리즈.
편하게 댓글, 디엠 주세요.
잘 읽었습니다 라든지..
이해가 안 되는데 설명 좀 해주세요 라든지..오빠 잘생겼어요 라든지..다음 글도 기대할게요 라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