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전국일주 2015. 11. 9. 15:12

길었던 여행도 끝이 나고

그것보다 더 힘들었던

여행기 쓰는일도 다 끝이 났습니다



사실 여행기까지 다 썼는데도

여행에서 무엇을 얻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 2년뒤에 여행기 작성하던걸 소재로

"여행기 작성기" 를 쓰면 그때쯤엔 알 수 있을까요



그래도 뭔가 건진게 있다면

여행을 되짚으며 제가 쓴 이야기를 제가 읽다보니

여행 전반과 후반에 나타난 변화를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목포까지 가는 동안에는

"아 난 혼자서 못하는일이 없다 ㅋㅋㅋ 난 짱이야 ㅋㅋㅋ 대박 ㅋㅋㅋ"

이런 느낌의 오만함이 남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천안형님께 도움을 받아 하룻밤 보낸 뒤에

혼자 힘으로 해내지 못한다는 느낌에

실망을 많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부안사장님께 밥을 얻어먹고 나서는

"아, 도움을 받으면서 가도 괜찮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제주도를 떠나 부산에서부터 올라올때는

매일매일이 여행을 포기할까 하는 마음과

싸우는 나날들 이었습니다



부산에서 61호와 62호를 못만났으면

아마 부산역에서 기차를 탔을겁니다






경주에서 경주누나 지선이를 못만났으면

경주역에서 기차를 탔을거고요





포항에서 정섭이를 못만났으면

포항에선 뭘 타야되지

뭔가 탔을거고





영덕에서 대게 사장님께 얼음물

고래불에서 오토캠핑 할아머니께 저녁밥

필요한 순간에 딱 나타나 주셨고



춘천에서

기현이, 동주, 그리고 창현형님





춘천에서 만날 약속이 없었으면

정동진이고 속초고 쭉쭉 올라가다가

월북 이짓을 왜해야되나 하면서

버스타고 돌아왔을겁니다




어쩌면

여행의 목적이 잃어버린 열정찾아오기 이런게 아니라

"난 이런것쯤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한 사람이다"

이런 느낌으로 어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약한 속 알맹이를 볼 수 있었다는게

여행의 수확이라면 수확이겠죠









이번 여행을 통해서 알게된,

아니 평소에도 하고는 있었지만

아무리 힘든 상황이 닥쳐와도

이겨낼 수 있는 마법의 주문이 두개 있었습니다




...이렇게 두갠데

눈치 빠른 여러분들은 알아채셨겠죠





2번은 움짤이 없네요



피할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는데

즐길 수는 없겠죠 방금까지 피하고싶던걸 하는데



그대신

욕한바가지 확 쏟아내고 부딪혀 보는것도

난관을 돌파하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어린이 여러분들은 착한말로 바꿔서 씁시다)

(1. 아 이런!  2. 이런 못된!)




논문도 중앙정렬에 짤방 쓸수있으면

노벨상도 노려볼 만 할것 같은데

논문은 그게 안되네요



아무튼

이제 다 놀았으니

원래 할일을 하러 가야겠습니다



글감 생기면 또 올리죠



안녕히 계세요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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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지도 상 총 이동거리

약 906 km


GPS상 총 이동거리

956.1 km

(부산항-광안리를 더하면 약 967 km)




Posted by 쿼터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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